Crossing Parallels between, Ssamziespace in Seoul and Lance Fung Gallery in New York
– Collaboration with Katharine Scott Umsted

2001, Untitled, Rectangle of the size which is various, Leather, Lining, Letter sticker
Ssamziespace in Seoul and Lance Fung Gallery in New York

서울의 거리 어디를 가나 즐비하게 늘어선 간판.

여기가 어디라는 본래 존재이유를 망각한 채 어지럽고 아슬아슬하게 매달리고 보도 위로 위험스럽게 늘어선 무질서한 물건. 현란한 색채와 서로 잘 보이고자 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 속에 모두 함몰되는 이미지들. 다른 간판으로 인해 또는 가로수, 전봇대, 사람들로 인해 가려져 그 단어 하나 하나는 조각나고 읽어도 알아 볼 수 없다. 이렇게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나는, 한 개인으로서 간판을 읽고 있다.

캐서린,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으로서, 한글을 모르는 상황에서 오히려 간판의 무질서는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보였다. 그녀에게 현란한 색채와 기호처럼 보이는 글자는 오히려 이국적인 미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상황 연출을, 어떤 기호나 그래픽으로만 존재하도록 분절시킨 채 공간에 어지럽게 매달아 놓는다. 관람객은 그 안으로 들어가 특정한 길이 아닌 공간 전체를 헤메이면서 눈높이로 부딪히는 이미지와 조각난 단어들을 만나게 된다. 앞, 뒤로 모두 보고 읽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한 단어를 음으로 분절시켜 따로 떼어 가죽 위에 글자 스티커로 붙인다. 단어의 의미로서 한글은 혼란스럽고 부정적인 형용사만을 선택하여 그래픽으로서 부사나 동사가 주는 획일적인 끝 음절을 회피하고자 하였다. 영어는 반대로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알파벳의 장단을 고려하여 선택하였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동현장 작업을 통해 예술적 감각의 교류와 서로의 이해를 도모하고자 했다. 특히 이번 작업에서 현격하게 드러나는 거주자와 방문객의 시각 차이를 극적으로 보여 주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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