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이치를 배우다  Learning knowledge of nature

December 3, 2015 – December 20, 2015
카이스트  KAIST, 대전

겨울이지만 새벽, 2015. Acrylic on canvas, 194×130.3cm, each

빛은 색을 통해 관람자의 마음에 계절적, 시간적, 공간적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색채로 그려진 작품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자연의 빛, 그리고 그 사이를 거니는 관람자와의 관계를 생각하며 추상적 공간을 설정한다.

모든 빛을 머금은 검정- 그 안에는 우리가 지각할 수 있었던 과거의 모든 빛이 담겨있다. 비정형의 형태로 표현된 색의 덩어리는 서로 다른 감정의 색으로 치환된다. 인식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던 감정들은 작고 모호한 상태에서 점점 커지다가 어느 순간 기억에서, 마음에서 흩어진다. 사라질 수도 있고 잠재의식 속에 그럼에도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내가 드러내고자 하는 이 감정과 색은 다르면서 같은 일상- 그 하루의 시간,지속적이면서 어쩌면 서로 단절되어 있는 감정들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개별적 시간과 행위, 표현된 색들의 총합이 개인으로서 이 시대를 겪고 있는 “나”의 삶이다.

한 음절의 분절된 형용사 단어로 치환된 색채가 사람 크기의 캔버스 위에 채색되어 공간을 에워싼 빛과 함께 관람자 앞에 있다. 멀리서 보면 색의 분절된 파편이 모여 겨울새벽의 풍경으로 보인다. 관람자가 그림 앞으로 다가갈 수록 그림 위에 2mm 높이 양각으로 새겨진 단어-형용사를 읽을 수 있다. 다가가는 동안 색감의 정서를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